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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내마음 달래기 2020. 5. 16. 07:58

    공지영은 훌륭한 작가이다. 더구나 많이 알려진 유명한 작가이고 그녀의 작품은 거의 베스트셀러이다. 그의 책을 다 섭렵하지는 못해도 몇 권은 꼭 읽고 싶었고  또 읽었었다.

    책은 재미가 있어야 읽지마는 그래도 마음에 담기는 여운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나의 책을 고르는 기준이고 나름의 서평이다.

    작가의 사생활이 남다른 점 때문에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 또한 작가의 인간적이고 외형적인 매력에 플러스 요인이 되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도가니>등 영화로도 소개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수작을 우리들에게 선물하였다. <의자놀이>에서는 파산한 자동차 회사의 해고된 노동자들의 실상을 표현함으로 우리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려는 의지를 보임으로 보수진영에서는 많은 거부감을 가지는 작가이기도 하나 나는 그들이 문학을 잘 이해 못하는 적은 숫자의 편협된 지식인이라 여기고 있으며 작가 나름으로 어려운 사회문제를 문학적으로 쉽게 접근하여 독자들에게 알리고 나아가 대중에게 문제를 제시하여 해결을 꿈꾸는 선각자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의 일상적이고 간결한 문체가 나는 좋았다. 작가는 나와 같은 시대를 살면서 70년대의 개발시대, 80년대, 그 혼란의 시대를 함께 하였으나 먹고 사는 절박함에 쫓겨 생각이 비어버린 나와는 달리 복잡한 사회현상을 통찰하면서 당당하게 맞서고 있으며 또한 글의 힘으로 그 불합리성을 극복하는 것을 그의 작품 속에서 읽어 내면서 나 스스로 자책감과 새로운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마움을 느꼈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제목에서 느끼는 잔잔한 행복이 밀려 나오는 가슴의 파도 속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많은 쇼핑객과 문화센타 수강생들이 붐비는 대형마트의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한 것은 더욱 빠른 선택의 계기였다. 몹시 바쁜 사람들. 어린 아이들까지. 그 작은 소용돌이 속에서 조금만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었을 것이다. 우선 인터넷으로 북리뷰를 찾아 먼저 책의 내용과 전개를 살펴본다. 상처 입은 여성과 사형수의 잔잔한 사랑이라는 책의 소개가 있었는데 언젠가 배우 이나영과 강동원이 주연한 같은 제목의영화포스타가 떠올랐다. 두 배우 모두 정감 있는 온순한 이미지의 배우들이라 잔잔한 물결 같은 사랑을 생각 했는데 책을 읽어 가면서 흐름이 잡히지 않는 전개가 중간 중간 블루노트라는 또 한명의 주인공 정윤수의 이야기 속에서 감정이 엉키는 느낌이라 조금은 당황했던 것 같다. 책 속으로 스며들면

    좋은 집안 환경의 유정은 겉으로는 많은 걸 골고루 갖춘 여성이다. 그러나 내면으로는 열다섯 나이에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상처투성이 이기도 하다. 우리가 머무는 현실에서는 그 겉의 풍요로움 에만 치중할 것이고 그 내면의 슬픔에 집중해 줄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하여

    또 한번 생각을 하게 하였다. 현실로 부터의 탈출할 길을 그 스스로 탐색하고 있었으며 아니면 또 다른 여정을 걷고 싶음인가. 사형수를 도우는 모니카고모의

    새롭고 뜻밖의 권유를 받는다. 정신병원 대신 교도소의 수감자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라는 뜻 깊은 배려로 고모를 따라 교도소에 들르면서 관찰하고 만나게 되는 사형수 정윤수. 불우한 환경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동생 은수와 그는 험난한 삶의 가시밭길을 걸어왔고 동생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자신은 끝내 삶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살인범이 되어 사형수 라는 막다른 길에 다 닿아있다. 사실 그의 죄는 누명이었지만 전과자인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 낙담해 있다. 그를 바라보면서 유정은 그의 복잡한 내면의 세계와 그 복잡함이 번져 나오는 외면의 모습에서 진실한 인간의 감정을 느낀다.

    피살자의 엄마가 사형수를 찾아와 도저히 용서를 못하는 모습과 용서를 비는 윤수의 입장은 절박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놓아 버릴 때의 적막함과 채울 것이 없다는 허탈감. 사실 비어있는 그것이 삶의 진실함 일진데 우리 인간은 모른다.

    일 년 동안 매주 세 시간의 만남을 가지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진솔한 감정의 교류를 공유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죽고 싶었던 자신의 마음을 점차 희망을 갖고 치유해 나간다.

    주인공 유정은 이렇게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목에 밧줄을 풀어주려 칼을 사용하다 실수하여 목을 찔러 죽였다면 그는 사형수가 되는 것이고 목을 찌르려다가 밧줄을 끊어 도리어 목숨을 살렸다면 그는 영웅이 되는 것이라고. 행위보다는 행위의 동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오늘 신문에 사형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사회의 흉폭화로 한동안 시행되지 않던 사형제가 부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가까이 몇 달 동안에 젊은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가 흉측한 일을 당하는 일이 많이 생겨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여성으로서 딸을 가진 엄마로서 짐짓 동의는 되었지만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그 논란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입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 성적 흉악범의 마음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나. 용서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난 항상 의문을 안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해답이 없다. 죽음이라는 것, 누구나 맞이하는 것이지만 무척 두려운 존재이고 확실한 것이다. 주인공 들은 그 죽음을 항상 바라보면서 인생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그래 편하게 읽자. 그냥 책 속의 정윤수 만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읽었다시간이 가고 서로의 대화와 감정의 교류로 유정은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가고 용서의 마음이 채워지고 있었으며 윤수는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서 그것이 절실함으로 이어지고 살아있는 그 자체가 행복한 시간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 속에도 행복의 의미가 차츰 차츰 이해되고 있었다.

    먼저 죽은 동생이 눈을 멀어 마음 아파했던 사형수 윤수는 죽고 난후 자신의 눈을 기증한다는 대목을 나는 새벽 맑은 공기 속에서 읽었다. 마음의 눈이 번쩍 떠이는 것은 감격 그 자체였다. 책을 읽으면서 눈으로 보는 것과 머리로 생각하는 것, 그리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 그리도 또 다른 의식이 한 덩어리로 밝게 빛나는 체험을 하여보았다. 사형수인 윤수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용서였다. 사실 그는 누명을 쓴 사형수이다. 어려운 환경을 벗어나려 발버둥 치다가 결국 사형수로 까지 몰린 것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를 변호하려 않았다. 서너 번 밖에 찾아오지 않은 국선변호사와 그를 짐승 취급하는 검사와 판사들 앞에서 나약하기만 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사는 이세상과 사회가 얼마나 위선으로 얼룩져 있고 편향되고 고정된 시선으로 묶여 있는지 나는 분명히 인지하였다. 어쩌면 작가의

    의도였을지 모르지만... 예전 조선시대에는 출생으로 신분을 가르더니 이제는 가진 것의 량으로 그 사람의 위치와 사람의 무게를 정하는 불안정하고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외치는 자선과 사랑도 위선이다. 자신을 과시하는 또 하나의 엉터리 이다. 난 이 책을 읽어 면서 진실한 마음에서의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니카수녀와 여 주인공이 행하는 사형수 돌보기는 아무나 하기 힘든 사랑이다. 그 힘들다는 것은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의 성금을 내면서 신문에 대문짝 같은 이름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다 는 것을 이 책을 읽어 면서 얻은 귀한 깨달음이다 할까. 소리 없이 나타냄 없이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어떡하면 가질 수 있을까. 나의 행복한 시간은 언제일까? 여운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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