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쌓은 우정 >
이 추사는 초의에게 차를 뺏어 먹는데 이골이 난지라 다음의 ‘’청차(請茶)“를 보면 반 협박 속에
러댄다.
다음에서 보는 다산이 아암에게 차를 구한 예의를 갖추고 정중한 걸명소와 대비된다
몇 번 편지에도 종내 답장 없는 걸 보니
이젠 아예 내가 보기 싫은 게로군
나 보기 싫은 거야 당신 마음이니 어쩔 수 없고
당신이 들여놓은 차 고질병만은 책임지게
차를 마시지 않고는 어찌할 수 없으니 말 일세
답장은 필요 없고
어서 차나 보내게
숨겨둔 것 작년치 까지 곱쟁이로 보내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음을 깨닫게
차 안 보내면 ‘마조할(馬祖喝) 덕산봉(德山棒)'이니
어찌 당할텐가
이 고함과 뭉둥이를 수백 천 겁 피할 수 없을 걸세
더 이상은 말하지 않겠네
다음 편지에선 차를 받고는
인편에 느닷없이 편지와 차 받았소
차 향기에 문득 눈이 열림을 깨닫겠구려
편지가 있는 지는 살펴보지도 않았네
또 정중하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한다
차는 병든 위를 상쾌하게 하여 골수에 미치는데
하물며 침울한 요즈음에 느끼는 차의 은혜는 어떠하겠습니까?
멀리 있는 사람에게까지 끼쳐 주는 두터운 그 뜻은 평생 감사드려야겠습니다.
차벌레라 차욕심은 어쩔 수 없었는 지 급기야 차를 중간에서 가로채기도 한다.
차를 보낼 때가 많은 초의가 백파(白坡)에게 보내라고 준 차다
나누어 주라는 차, 백파에게 주기가 너무 아깝네.
그 큰 싹과 고아한 향미가 너무도 뛰어 나네
한 포만 더 보내 주게
병중에 쓰는 글이라 양해하게
여기서는 칭찬하고 병 핑계로 동정심까지 유발한다. 공갈을 치다 추켜세우다 어쨌든 차 몇 봉지 얻으면 당대의 명필을 휘둘러 글씨를 써 보냈다. 불후의 명작 “명선(茗禪)”이나 현재 대흥사에 걸려있는 운백복(運百福)이란 현판글을, 제주도에서는 반야심경 한 벌을 써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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