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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빅테크 야심을 바라 만 볼 것인가?푸른 숲 바라보기 2025. 1. 5. 08:17
1990년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 밀려 전자 산업에서 쇠락의 길을 걸었던 일본이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일본 정부는 AI와 자율주행 등 최첨단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한편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한때 글로벌 IT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불리며 ‘아시아 IT 허브’를 노리던 한국은 과도한 규제와 반(反)외국기업 정서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정치 혼란과 정책 공백이 이어지면서 ‘디지털 패전국’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일본 정부의 파격적인 빅테크 러브콜일본의 제조 기술과 IT를 결합해 확장하기 위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일본행’은 지난해 내내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4월 일본 도쿄에 아시아 AI 연구소를 세우면서 4년간 일본에 29억 달러(당시 약 3조9000억 원) 규모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역대 MS의 대일 투자 중 최대 규모다.
뒤이어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오라클도 향후 10년간 80억 달러(당시 약 11조 원)를 투자해 도쿄와 오사카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증설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역시 2023년부터 5년간 2조3000억 엔(당시 약 20조7190억 원)을 투자해 일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충하기로 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개발 자회사 웨이모는 올해부터 일본 도쿄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시작한다.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이래 첫 해외 시장 진출이다. 구글은 도쿄가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점, 관련 규제가 강하지 않아 글로벌 기업들의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는 점을 꼽았다.빅테크들이 아시아 핵심 거점으로 일본을 점찍은 건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재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대일 투자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요인은 AI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정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AI 전략은 아직까지 법률에 의한 규제보다는 자율적으로 준수하게 하는 연성 규제(Soft Law)로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강한 규제 성격의 인공지능법(AI Act)을 통과시킨 유럽연합(EU)과 달리 일본은 기업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업의 자율적인 규제를 요구하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미국과 유사하게 AI 산업 생태계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데이터센터 설립과 반도체 생산 공장 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예가 대만 TSMC 유치 성과다. 일본 정부에서 조(兆) 단위 보조금을 받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는 최근 일본 구마모토현 제1공장에서 반도체 시험 생산을 마치고 이달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푸른 숲 바라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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