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나침반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지혜

금강성주 2025. 3. 16.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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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지혜 >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목이다. 그는 청춘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그는 안타까워했지만, 인생이란 본래 그런 법이다.

봄이 오면 벚꽃은 화사하게 피어나 우리를 환상적인 세계로 초대한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꽃잎은 하나둘 흩날리며 땅으로 떨어지고, 비라도 내리면 더욱 빠르게 사라진다. 청춘도 마찬가지다.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지만, 붙잡아두려 해도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간다. 이 소중한 시기를 망설이며 흘려보낸다면, 결국 남는 것은 뒤늦은 후회뿐이다.

'자루'라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연장이나 기구의 손잡이를 뜻하기도 하고, 연필 한 자루, 칼 두 자루처럼 필기도구나 무기를 세는 단위로 쓰이기도 한다. 혹은 물건을 담을 수 있도록 만든 긴 주머니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빈자루'는 아무것도 담지 못한 채 제대로 서 있지 못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내면이 비어 있다면 공허하고 쉽게 흔들린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텅 빈 자루처럼 힘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청춘도 다르지 않다. 내면이 가볍다면 그 빛나는 시절도 금세 힘을 잃는다. 그러니 자신만의 가치로 내면을 채우고, 의미 있는 것들을 쌓아가야 한다. 존재만으로도 찬란한 이 시기, 더 뜨겁게 사랑하고, 배우고, 노력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 부족한 부분을 명확히 알고, 그것을 채우고 보완할 구체적인 지침을 세워야 한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을 이해하는 눈도 갖게 된다. 그 관찰력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피할 수 있으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수에서 배워 성장할 수 있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막연하게 살아가는 것은 크나큰 시간 낭비다.

스스로 방향키를 잡고, 거울처럼 비치는 인생을 들여다보자. 무엇보다 외부의 시선보다 자신의 내면을 먼저 살피며, 분명한 목표의 자루를 채워 나가는 눈부신 청춘을 온전히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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