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내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나로 하여 슬퍼진 사람에게 사죄합니다
내 밟고 온 길
발에 밟힌 풀벌레에 사죄합니다
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
내 길 건너며 무표정했던
이웃들에 사죄합니다

나의 얄팍한 지식으로
내 짧은 삭견, 신념 없는 말로 강요한
모든이들에 사죄합니다

또 내일을 맞기 위해선
초원의 소와 순한 닭을 먹어야 했고
들판의 배추와 상추를
먹어야 했습니다.
그 생명 들애게
미안한 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뻔뻔함을 사죄합니다.

내 한 포기 꽃나무도 심지 않고
풀꽃의 아름다움만 탐한 일
사죄합니다
저 많은 햇빛 공으로 쏘이면서도
그 햇빛에 고마워하지 않은 일
사죄합니다

살면서 참회 하면서 사랑하겠습니다
내년에는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