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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전을 공부하는 뜻
    니르바나의 언덕에서 2020. 5. 5. 06:58

    팔만대장경

    어느 때 성철 스님이 누워서 경전을 읽고 있었다. 그러자 어떤 스님이 성철 스님에게 따졌다.
    “아니 스님, 존경스러운 경전을 불경스럽게 누워서 봅니까?”
    성철스님이 천연스럽게 누운 채로 대답했다.
    “그럼 존경스러운 경전을 올려다보아야지 내려다봅니까?”
    누워서 보면 올려다보게 되지만, 앉아서 보면 내려다보게 된다.

    미얀마에 가면 빠알리어 삼장을 석판에 새겨 모셔놓은 곳이 있다. 만달레이 꾸토도 사원이다. 남방에서는 경전에 대한 존경은 삼장을 외우는 것이다. 삼장을 다 외우려면 머리 좋은 이가 어렸을 때 출가해서 다른 것은 일절 하지 않고 오직 외우는 일에만 전념해서 이삼십 년을 하면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시험을 통과하면 삼장법사 칭호를 얻는다. 역사상 미얀마에 삼장법사가 50여 명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삼장법사보다 삼장과 주석에 대한 이해력 시험을 통과한 위암사가 더 대접을 받고, 위암사보다 깨달음을 성취한 선사가 더 존경을 받는다.

    경전은 깨달음의 길을 가는 지침서이지 경배의 대상이 아니다.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참고서이지 기복의 대상이 아니다. 금강경을 백만 번 독송한다고 복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금강경을 실천하여 자아의 소멸(아상타파)을 성취하는 것이 진정 금강경을 읽는 것이다. 경전을 읽고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에 옮겨 몸으로 체험하는 것, 즉 신해행증(信解行證)이 진정 경전에 대한 존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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