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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천득 의 오월
    하루 하루 채우기 2020. 5. 1. 16:50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의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 가락에
    끼어있는 비취 가락지이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

    스믈 한 살의 나였던 오월

    ***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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