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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의 노래> 를 읽었다.
    내 삶의 나침반 2020. 5. 26. 09:38

    <칼의 노래> 독서감상문

     

    작가 김훈은 기자출신이다. 그의 글은 간결하였으나 밀착해 오는 세밀함이 있고 전류가 흐르고 있는 찌릿함을 느낀다.

    일찌기 나는 그의 문체에 묻혀 들어가 그의 작품을 섭렵했다. 거친 산을 오르고 내리는 듯한 생동감 속에 나는 깨어 있는 채로 새벽을 맞기도 했다.

    지난 가을 날 낙엽이 흩어지고 찬바람이 가까이 있고 마음이 공허해 지는 날 김훈의 작품 <칼의 노래>를 읽었다. 작가의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문학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이다 는 인증이다. 어느 때 텔레비전 드라마로 언뜻 보았지만 김훈 작가의 글로서 생동감을 집어 삼켰다.

    그 후 영화 <명량>으로 이순신의 열풍이 전국을 휩쓸기 한 참 전이었다.

    작가는 이순신에 대한 자료와 글 씀의 준비가 철저했다. 인간적으로 또 주체적으로 표현한 문체 속 이순신은 진실 되고 맑고 현실적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전장에서 시체의 수급()을 자르고 소금으로 처리하여 전리품으로 보고하는 과정이 너무도 세밀하여 끔찍함을 넘어서는 생생한 표현이 가슴을 메운다.

    이 작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힘이 없어 외세에 당하는 서글픔이 어느 때이던

    벗어 나기야 하겠냐 마는 그래도 처지를 냉정히 간추려 봐야 할 가치를 부여

    하는 책이다.

    이제 다시 독서감상문을 쓰려 이 책을 펼치니 가슴의 울렁임은 여전하다.

    작품 첫머리에 작가는 이 책을 소설 그 자체로만 읽어 달라 당부하였지만

    그러나 어릴 적 부터 들어온 위대한 영웅 이순신의 인간적 고뇌에 차츰 빠져드는 자신을 바라본다. 권력의 무지막지함, 아들 면의 죽음, 천한 여성과의 교류와 통정.,, 전투에 대한 두려움. 이 모두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이 아닐까.

    그러나 이순신은 분명하게 파악하고 중히 여기는 것. 그것은 국가와 국민이었다.

    그것을 위해서는 목숨을 기꺼이 내 놓아야 한다는 신념. 현 시대의 위정자 들은 그것을 알까?

    이순신이 바라보는 조국의 산하는 아름답고 막막했다.

    버려진 섬들마다 피어나는 이름 모를 들꽃을 바라보면서 그는 담담해 진다.

    인간의 권력 탐욕에 흔들리는 풀꽃 같은 이 나라의 민초들을 누가 걱정하고

    지켜 줄 것인가. 무능한 조정 대신들의 갑론을박. 그들의 개인적인 안위와

    그것을 위한 권력지향적 소조직의 음흉함을 이순신은 그냥 본다.

    전쟁을 개별적이라 늘 새로운 긴장과 불안이 엄습하고. 불리하고도 참담한 전쟁을 이기고도 역적으로 내 몰리고 적의 흉기가 아닌 국가권력의 형틀에 메인다.

    그래도 다시 조국의 바다를 지키려 전쟁터에 나서니 앞은 왜군의 총칼이요

    뒤에는 임금의 칼이 번쩍이고 있다. 참담하다. 지금도 이런 처지의 영웅들이

    버티고 있지는 않은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헛헛한 역사 뒤편엔

    억울하게 사라져 간 의인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면사첩 - 그것은 임금이 그를 죽이지 않겠다는 첩지이다.

    죄를 면한 다는 것도 아니요. 우선 죽이지 않겠다는 것인데 참으로 황망하다.

    그것을 바라보는 이순신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순신의 죽음을 이 부분과 연계하여 스스로 택했다는 가설은 멀리 가는

    과장 또한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백성이 우선이다. 포로로 잡힌 조선 남자들은 살이 터지고 뼈가 깎이는

    고문과 노동에 목숨이 실날 같았고 여자들의 정조는 개 보다도 못하였다.

    조국 산하는 메말랐고 아이들은 말똥에 썪여 나오는 곡식 알갱이를 꼬챙이로

    찍어 먹는 참담한 실정을 이순신은 알고 있었기에 어떤 수치와 고난을 이겨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은 쉽지 않았다. 적들은 수십 년 도안 저들 나라 전쟁터에서 갈고 닦은 전쟁기술과 조총이라는 신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일엽편주 같은 열두 척의 전선으로 삼백이 넘는 적선을 몰고 명량이라는

    사지로 나아가는 이순신의 가슴은 어떠했을까. 바닷가 능선에서 응원하는

    흰 무명천 옷의 백성들만 보였을까.

    무능하고 탐욕스런 정치인들이 어찌 그 때 뿐 이 겠냐 마는 바르지 못한

    권력자들의 무리의 크기가 그 때 이 작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단정한다.

    이순신의 후임인 원균은 임진난 그 당시나 지금이나 비열한 공직자의 전형이다.

    전쟁 중에도 수명의 기생을 데리고 다니다가 결국 화마에 희생하게 했다.

    공을 세워 자신의 앞날을 밝히려는 인간의 본능에 충실한 자이지만,

    지금도 이러한 탐욕스런 위정자들이 국정 운운 하면서

    국민들을 기만하고 군림한다면 임란 당시나 지금이나 위기는 항상 상존하고 있다.

    권력자의 비겁함과 위선이 이 나라 이 민족을 수렁텅이에 밀어 넣고 있다.

    어느 때 개혁을 외치던 젊은 대통령의 서재에 <칼의 노래>책이 꽂혀 있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그 분은 이 책을 읽어면서 어디까지의 혁신과 개혁을 생각 했을까? 나는 궁금하다. 권력에 매달려 있는 소인배들을 바라볼 수는 있었을까?

    그래도 이순신의 정신을 생각하고 배우려 했음은 무척이나 맑고 참신한 정치인이었다고 나름 판단한다.

    부패와 타락은 정치인 일수만은 없다.

    국민 모두가 <칼의 노래> 이 책의 뜻을 알아 정의와 바름을 지키려

    우는 칼의 슬픈 노래를 들을 수만 있다면 모두들 위치해 있는 그 자리에서

    진정한 정의 사회를 생각하는 희망을 마음에 담는 풍경을 본다.

    나는 이 책이 이순신 개인에 치우친 위인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참담하고 처절했던 역사의 한 시절을 돌이키고 지켜보면서 위정자였던, 바람에 흔들리는 민초였던

    우리 조상들의 피와 그 노력의 댓가로 지금의 대한민국의 창성하고 있음을 감사해 하고

    강대국에 갇혀 쉼없이 생존의 몸부림을 쳐야하는 처지와 현실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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