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놓치는 많은 것들>
‘투명 고릴라 실험’을 아십니까?
이미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아주 유명한 실험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차브리스와
일리노이대학의 사이먼스는
독특한 심리 실험을 고안합니다.
사람들에게 짧은 동영상을 보여줍니다.
영상에는 농구공을 패스하는 두 팀이 나옵니다.
한 팀은 흰색 셔츠를 입히고
다른 한 팀은 검은색 셔츠를 입게 했죠.
사람들에게 그 동영상을 보여주며
흰 색 셔츠를 입은 팀에서 공을 패스한
횟수를 세라고 지시합니다.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흰 색 셔츠를 입은 팀의 패스에 집중하는 동안
영상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합니다.
농구공을 패스하는 두 팀 사이로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가슴을 두드리며
농구 코트 한 가운데를 천천히 가로질러 걸어갑니다.
고릴라의 모습은 영상에서 약 9초 동안 노출되었습니다.
그런데, 동영상이 끝나고 문제가 생깁니다.
동영상을 보면서 흰 색 셔츠의 패스 횟수를 세던
사람들 중 약 50% 이상이
고릴라를 전혀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동영상 중에 고릴라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우기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이 수많은 심리학자들에게 극찬을 받은
‘투명 고릴라 실험’이라고 하네요.
‘무주의 맹시’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아무리 눈앞에 있는 것도
주의를 기울여 보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입니다.
‘변화 맹시’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주변의 사물에 변화가 생겼는데도
변화를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
우리의 의식은 의외로 단순하고
깊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현상의 많은 부분을
쉽게 놓쳐버린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자기가 듣고 싶은 것을 듣고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는
자기 고집의 성질이 있습니다.
그러한 자기 경향 위주의 성질 속에서
우리는 참 많은 실수와 착각을 일으킵니다.
분명히 내가 본 것인데
알고 보니 내가 본 것이 틀리고
분명히 내가 들은 것인데
알고 보니 내가 들은 것이 틀린 경우가
참 많습니다.
무언가에 유독 집착하는 사람은
삶에 있어서 더 많은 것들을
쉽게 놓쳐버립니다.
일에만 집착할 때
건강을 놓쳐버릴 수 있고
돈에만 집착할 때
관계를 놓쳐버릴 수 있고
이익에만 집착할 때
사람다움을 놓쳐버릴 수 있습니다.
때때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난 살면서
참 많은 것을 놓치며 살아왔겠구나.
어쩌면 앞으로도
알지 못할 더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 수도 있겠구나.
인생이라는 길을 걸으며
가끔씩이라도
자신의 발걸음을 돌아볼 줄 아는
호흡과 여유를 가져보길
희망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