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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젊은 저도
때론 죽음이 두렵더군요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미숙아로 태어난다고 하더군요
여타 동물들처럼 나서 바로 활동 하려면
뇌 용량이 더 커야 하는데
그러면 좁은 골반을 통과할 수가 없어서
미숙아로 태어나는 거랍디다
그렇게 얻은 육신을 온전히 부모에게 맡기고
차츰차츰 세상을 받아들이는 거
살다가 살다가
이제 연로하여 지척에 죽음이 서 있기까지
수많은 먼지를 먹고
수많은 먼지를 털어내고
먼지의 조합으로 삶은 비루하기도 하고
윤택하기도 하고
시간이 참 많은 일을 하였지요.
집착도 탐욕도 성냄도
먼지를 통해 일었다가 수그러들다가
죽음이란 결국
온전히 먼지로 돌아가는 것
하여 혼백이 남는 것
아까운 것이 남은 혼백인지
되돌려 준 먼지인지 모르겠으나
인생!
긴 여정이라 하여도
결국은 찰라에 있었던 일 아니겠습니까?
아껴서 무엇하겠습니까
회한을 둔들 또한 무엇하겠습니까
먼지 빌려 이뤘던 몸
고이 쓰다 돌려주는 거
과정이라 생각하면
남은 혼백에게
한 세상 뭐라 하실련지요.
내려보고
올려보고
그렇게 주위를 살피고
얻는 깨달음
그리고 그간의 행실......
저는 훗날(죽음의 직전)
웃고 싶네요. 님처럼 회한을
두지 않으려 합니다.
부디 오욕칠정의 부침을 관하여
평정하시기를 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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